(T1 올드팬의) 2022 롤드컵 결승 T1 vs DRX 를 앞두고 써본 글

2016년 마지막으로 롤드컵을 우승하고, 2017년 결승에서의 패배하며 눈물을 보였던 페이커. 팬들도 함께 울었었죠. 이후 몇 년 동안 단 한 번도 허락되지 않았던 롤드컵 결승 무대. 2022년 Worlds, 드디어 T1과 Faker가 다시 한 번 롤드컵 결승의 무대를 밟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내내 설레는 마음으로 T1 이나 DRX 관련 영상을 찾아서 보고, 락커룸이나 히든 트랙 등등 예전 T1 영상 등을 복습하면서 (KST)일요일 아침에 치러질 결승전을 기다리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2년 전에 올라왔던 티래블러 영상을 다시 보면서 이번에 우승하고 다시 이런 컨텐츠가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싶더라구요.

이번 롤드컵 결상의 상대는 롤드컵 선발전부터 플레이인 스테이지, 그룹 스테이지, 8강, 4강까지 기적의 업셋을 끝없이 반복하며 결승까지 온 DRX. 이번 결승 매치업은 여러모로 정말 킬포가 한두개가 아닙니다.

마포고 더비

학창 시절엔 서로 잘 몰랐고, 프로게이머 초반에는 서로 같은 학교 출신임을 알아서 솔랭이나 대기실에서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었지만 데프트 최근 롤드컵 인터뷰 피셜로 서로 승부의 세계에 종사하다보니 더 가까워질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페이커도 예전보다는 조금 어색하고 서먹하다는 늬앙스로 이야기한 적이 있기는 하죠. 둘 다 간절히 우승을 바라고 있겠지만 결국은 승자와 패자로 나뉘는 냉혹한 세계.. 아 특이한 점으로는 둘 다 중퇴라는 점과 마포고는 마포구가 아닌 강서구에 위치하고 점(?)ㅋㅋ

2013년 데뷔 올드 게이머 더비

2013년에 혜성처럼 등장했던 신인들이 2022년에는 팀 내 최고참이자 주장으로 출전해 팀원들을 이끌고 롤드컵 결승까지... Faker 는 오랜 기간의 국제전 부진을 털어내고 네 번째 롤드컵 우승을 조준하고 있고, Deft 는 8강이 최고 성적이었던 본인의 커리어를 4강을 넘어 결승까지 올라와 프로 통산 첫 번째 롤드컵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소년 만화 주인공의 Last Dance VS 최강 빌런 Unkillable Demon King

이번 롤드컵은 뭔가 소년만화 주인공 데프트가 이야기의 끝에 최종 보스 악당 페이커를 만나는 스토리처럼 되어버렸습니다.ㅋㅋㅋ 떠난 적 없는 불사대마왕 페이커의 왕좌 탈환이냐, 데프트의 라스트 댄스냐. 이 둘의 매치업은 정말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두 선수가 뜨겁게 포옹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물론 두 선수 성격상 그런 장면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만ㅋㅋ 오히려 케리아 선수와 데프트 선수의 케미도 기대가 되네요.

번외 : 초식 동물 더비 GOAT vs ALPACA 

스포츠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를 뜻하는 GOAT ( Greatest of All Time) 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씬에서 페이커 이상혁 선수를 일컫는 말이면서, 초식 동물 '염소' 를 뜻하는 단어이기도 하죠. 그리고 데프트 선수가 초식 동물 알파카를 닮아서 데프트 선수의 별명 혹은 애칭이 되었는데 마침 두 선수가 결승에서 만나 초식 동물 더비가 성사되었네요.ㅋㅋ

페이커와 데프트, 두 선수의 서사 이외에도, 케리아 선수와 데프트 선수가 DRX 에서 한솥밥을 먹던 시절, 케리아 선수가 데프트 선수에게 자기가 롤드컵 우승시켜주겠다는 말을 하곤 했다는데요. 최근 결승을 앞두고 인터뷰에서 데프트 선수가 그 약속을 지키라는 발언을 하여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제가 이번 롤드컵 결승에 누구보다 진심인 만큼, 내일은 두 팀의 롤드컵 밴픽을 분석해보고 결승전 밴픽이 어떻게 흘러갈지 조심스럽게 예상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