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접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다시 하려는 이유

롤체 깎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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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9. 2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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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티스토리 블로그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전에

티스토리를 떠났던 이유는?

처음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던 이유가 나태해진 생활 패턴을 바로잡기 위함이었고, 단기 목표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애드센스 승인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글을 20-30개 정도 열심히 쓴 다음 애드센스에 사이트 등록 신청을 하였는데, 운 좋게 승인되었습니다.

기존 게시글 하나씩 들어가 수정 버튼을 누르고 애드센스 광고를 삽입하며 콧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그 동안 수고했으니 일주일만 쉬고 다시 시작해야지' 했다가 글쓰기를 멈춰버렸습니다. 어리석게도 애드센스 승인이라는 단기 목표에 만족해버린 것이었습니다.

역시 좋은 습관을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만, 그 습관을 잃어버리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일이면 충분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6개월 동안 글을 쓰지 않았더니 애드센스 계정이 비활성화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블로그의 시대는 끝났다?

그래도 블로그를 열심히 한 덕분에 근면함을 되찾을 수 있었던 저는 새로운 곳에서 나름 보람 있는 삶을 살게 되었고, 코로나 시국으로 인한 재택 근무로의 전환은 제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선물하여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다시 글을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궁금한 것이 생기거나 필요한 정보가 있을 때 자연스럽게 유튜브에 먼저 검색해보는 저의 생활 패턴을 인지하면서 앞으로는 유튜브가 더 유망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1년 넘게 해볼까 하고 고민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 했던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YouTube 크리에이터

어느새 유튜브는 우리 일상의 일부로 완전히 자리잡았고 영상 매체는 빠르게 문자 매체를 대체하는 듯했습니다. 유튜브를 시작하고 두 달 정도 되었을 무렵, 영상 하나가 알고리즘의 은총을 받았습니다. 구독자 수 100명을 달성하기까지 두 달 가까이 걸렸는데 알고리즘의 은총 덕분에 100명에서 1,000명은 이틀 만에 달성했죠. 얼마 후에는 또 새로운 영상이 알고리즘의 은총을 받으며 1만 명까지는 꽤 단숨에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애초에 자극적인 컨텐츠를 다룰 생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영상 및 썸네일 제작에 재능이 있다고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주말을 포기하면서 몰두하던 영상 제작도 처음엔 재밌었지만 점점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했고, 주 1 회 업로드를 반드시 하겠다던 스스로와의 약속도 깨져버렸습니다. 그래도 수익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보니 유튜브 영상 제작을 포기하기는 싫었고, 마침 새롭게 관심을 가지게 된 분야가 있어서 매너리즘으로부터 탈피해볼 겸 해서 채널을 하나 더 개설해서 2개를 동시에 운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채널의 경험 덕분인지 두 번째 채널도 어렵지 않게 구독자 1,000명을 달성할 수 있었고, 수익 창출도 승인을 받았어요. 그런데 직장을 다니면서 유튜브 채널 2개를 운영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꾸역꾸역 억척스럽게 이어갔지만, 재능이 부족한 노잼 인간에게는 노동 시간 대비 수익이 충분한 영역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그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래도 6개월에 하나 정도는 영상을 올려야 수익 창출이 완전히 끊기지 않을테니... 늦기 전에 하나씩 업로드해야 하는데 벌써 걱정입니다.ㅋㅋ

그 시간을 나에게 투자

유튜브를 그만하기로 결정하고 나니 휴식 시간이 많아졌어요. 일주일 정도는 마음 편히 지냈는데 막상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계속 쉬려니까 굉장히 공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결국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새로운 무언가를 찾게 되더라구요.

2년 가까이 유튜브 크리에이터라는 세컨잡을 이어오는 동안 건강 관리에 소홀했던 덕분에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 운동도 열심히 하기 시작했고,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언어 공부에도 꽤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그렇게 배운 내용을 정리하기도 하고, 그 동안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미뤄뒀던 독서에도 박차를 가하게 되면서 느낀 것이 있습니다. 

글을 읽고 쓰지 않는 동안에 바보가 되었다.

첫째로 활자를 읽는 활동에 소홀했던 덕분에 책 읽는 속도가 많이 느려진 것을 느끼며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시각이 활자를 인지하는 능력이 떨어진 것 뿐만 아니라 해독 능력 또한 저하된 것이 비참할 정도로 체감되었습니다.

둘째로 유튜브 영상을 만들기 전에 기획안 형태로 글을 쓰기는 했지만 저만 보는 문서다보니 대충 쓰기 마련이었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써보려고 하니 마음처럼 잘 써지지가 않았습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멍충멍충해졌지... 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려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흐리멍텅하게 살고 싶지 않아서' 입니다. 삶의 무게에 짓눌리거나 세상이 만든 가치관에 끌려다니기 보다는 이왕이면 스스로가 삶의 주인이 되어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모습을 똑바로, 선명하게 기록해두고 싶습니다. 조금 자조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글을 쓰는 행위는 지적 허영심을 채우는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요 :) 그리고 최근에 어떤 영화의 각본집을 읽고는 언젠가는 짧은 각본도 한번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언젠가를 위해서도 글을 많이 써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 이유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입니다. 제가 직장에서 하는 일도 당연히 동료들에게 그리고 저희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에게는 도움이 되는 일이겠지만, 안타깝게도 제 방식의 자아실현과는 거리가 있다는 것을 지난 몇 년 동안 실감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공부하는 과정을 기록함과 동시에 그 기록물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가끔 우리 인간은 참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어 멍해질 때도 있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것을 자각할 때 제법 큰 기쁨을 느끼는 것 같습니다. 정확하게 꼬집어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안도감' 비슷한 것도 느껴진다랄까요. 이 느낌을 비판하려면 비판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그러고 싶지는 않습니다. 인간은 가장 불완전하고 모순적인 동물이니까요.

마지막 세 번째 이유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큰 동기라 할 수 있는 '수익 창출' 입니다. 이왕 저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을 거라면, 패시브 인컴을 극대화하고 싶습니다 :)

왜 티스토리인가?

선택지는 크게 3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티스토리(카카오)/네이버/워드프레스로 제작. 마침 개발 공부를 다시 시작한 터라 직접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예쁘게 꾸밀 자신도 없을 뿐더러 SEO 관련해서도 지식이 부족한 상태여서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요인이 될까 우려가 되어 제외하였습니다. 

티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의 차이점에 대해서 많이 검색을 해봤는데, 네이버 블로그보다는 확실히 티스토리가 자유도가 높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네이버 블로그와는 달리 티스토리에서는 훨씬 자유롭게 공부한 마크업 언어를 적용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수익성 면에서도 애드센스가 지원이 되지 않는 네이버 블로그와는 달리 티스토리에서는 애드센스를 비롯하여 카카오 애드핏, 데이블이나 텐핑으로도 광고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훨씬 낫다는 후기들을 보았습니다. 네이버도 애드포스트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지만 미미한 수준이기도 하고 마케팅의 일환으로 상품을 후원받거나, 원고료를 받는 포스팅의 경우는 네이버 블로그가 훨씬 나아 보였는데, 저는 해외에 거주하고 있어 물리적 제약이 있는데다 그다지 센스 있는 편이 아니어서 잘하기 어려운 영역일 것 같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돌아왔습니다, 티스토리로. 

어차피 아직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정도의 지식이나 노하우를 축적하지 못 하였기에, 그저 마음가는 대로 다양한 주제에 대해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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