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망한 유튜브 채널 되살리기 프로젝트
롤체 깎는 노인
·2023. 4. 15. 20:55
안녕하세요.
저는 수익창출 중인 유튜브 채널 2개를 운영 중?은 아니고 열심히 운영하다가 방치한 지 꽤 오래된 가짜 크리에이터입니다. 그런데 회사 다니면서 1년 넘게 하다보니 평일 저녁도 주말도 거의 내내 편집으로 시간을 보내다보니 점점 몸도 축나고 힘들더라구요.
제가 유튜브를 시작했던 무렵에는 지금처럼 큰 회사나 연예인들이 많이 하던 시절은 아니어서 그런지 수익도 나쁘지 않았는데 점점 수익도 줄어들어 보상도 약해지는데 몸도 힘들고 하다보니 요즘 많이들 말하는 번아웃이 왔던 것 같아요. 사실 번아웃이라는 말은 저에게 너무 과분한 것 같고 그냥 체력 부족이 나태함으로 이어진거죠. 업로드 빈도가 주 1회에서 주 2회.. 월 1회.. 분기에 1회ㅠㅠ 이렇게 점점 줄어들다가 의지가 꺾여서 방치하게 되었어요. 6개월 동안 아무 활동도 하지 않으면 수익 창출이 중단된다고 해서 6개월에 하나만 올리고 있는 실정까지 와버렸답니다.
그런데 최근에 다시 좀 에너지를 되찾고 향후 5년, 10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해 설계를 하다보니 유튜브를 다시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첫 번째 채널은 제가 키우는 고양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채널인데, 유튜브 업로드를 하지 않으니 영상도 잘 찍지 않게 되고... 그러다 우연히 반려묘를 고양이별로 보낸 집사님의 영상을 보고 펑펑 울었는데 이러다가는 저도 시간이 흘러 언젠가 냥이들을 볼 수 없게 되었을 때 너무 큰 후회로 남을 것 같더라구요. 구독자분들의 애정어린 댓글을 보니 뭔가 용기가 생기더라구요.
그래서 부지런히 기록을 남겨둬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이왕 다시 하려고 마음을 먹었으니 완전히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채널의 방향성을 다시 기획을 해보려고 합니다.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시작해봤어요.
사람들은 왜 고양이가 나오는 영상을 볼까?
제가 처음으로 고양이를 입양하기 전에, 저도 Hahaha님, 매탈남님 영상을 자주 봤기 때문에 그 시절을 떠올려봤어요.
(고양이를 키우게 되면 내새끼가 너무 예뻐서 한동안은 다른 고양이 영상을 안 보게 되거든요.ㅋㅋ)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와서 샤워하고 침대에 누워서 고양이 영상을 보면 '아이 귀여워라' 하면서 오늘 하루 받았던 스트레스들로부터 잠시 자유로워지고 힐링되는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해보면 처음 씻고 누웠을 때는 고양이 영상보다는 좀 더 자극적인 영상이 보고싶은 것 같고, 잘 시간이 가까워 올수록 고양이나 자연이 나오는 힐링 영상이 더 땡기는 것 같아서 업로드 시간도 구독자분들의 데이터를 잘 참고해야겠네요. 예상컨데는 제 채널 시청자분들이 주로 4050이셔서 평일 너무 늦지 않은 저녁 시간에 올리거나 주말 한가한 시간에 올리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편안하게 보고 하루의 피로를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힐링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모토로 하면 되겠죠?
내가 잘할 수 있는 것? 내 채널만의 차별점?
1. 외국에 사는 집사와 고양이.
전에 자주 보던 대형견 우유와 모카의 채널을 보면 견주분들이 캐나다에 살고 계셔서 가끔 바깥 풍경이 나와서 좋았어요. 저도 어쨌든 외국에 살고 있으니 때때로 등장하는 이국적인 풍경이 구독자분들께 어필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전에 테스트해봤을 때 일상을 따로 올리면 별로 인기가 없어서 어떻게 영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네요.
2. 별 것 아닌 사건들을 인생의 진리와 잘 연결시킨다.
미드 모던 패밀리를 보면 황당한 사건들이 계속 일어나지만 20분짜리 에피소드가 끝날 무렵에는 그런 일들을 잘 엮어 가족애나 인생의 진리에 대한 이야기로 훈훈하게 마무리가 되는데, 저도 늘 사람이나 사물을 관찰하고 그런 식으로 연결지어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고 잘한다고 생각해요. 시청자 연령대 분포도 4050 어르신들에게 집중되어 있어 잘 활용하면 괜찮을 것 같은데 어쨌든 고양이 채널이니 과하지 않게 잘 조절해야겠죠?
3. 고양이를 향한 찐사랑
다른 유튜버들도 자신들의 고양이를 당연히 사랑하겠지만, 때때로 고양이를 유튜브 소재로 이용하는 것이 의심되는 나쁜 사람들도 종종 보이더라구요. 저는 입양하게 된 사연도 나름 독특하고 진심으로 우리 고양이들을 사랑하고 그 마음을 잘 표현할 줄 안다고 생각해요. 시청하시는 분들도 느낄 수 있도록 영상에 잘 녹이면 전해지지 않을까요?
4. 아주 가끔 재밌는 농담
예전에는 스스로가 꽤 재밌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나이를 먹을 수록 노잼인간이 되는 것 같아 걱정이랍니다. 그치만 아직 센스가 완전히 소멸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서 가끔은 터무니없는 농담으로 시청하시는 분들을 피식하게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ㅋㅋㅋ
5. 타인을 진심으로 응원할 줄 아는 마음
저는 사실 사교적인 성격은 아니여서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도,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지도 않지만 제가 모르는 사람이라도 인성이 훌륭한 사람들은 꼭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늘 가지고 살아요. 그래서 억지로 꾸며내지 않아도 진심으로 응원해 줄 줄알고, 저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런 점을 좋게 평가해줬던 것 같아요. 인성이 훌륭하다는 것이 반드시 개인의 행복이나 성공과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그런 사람들을 영상을 통해 진심으로 응원해줄 거예요.
컨셉의 본질은 관계다.
유튜브 운영에 대한 강의들을 찾아보다가 기획자 BAD님의 영상에서 배운 내용입니다. 결국 컨셉의 본질은 관계이며 구독자와 크리에이터 사이에 유효한 관계는 크게 리더/친구/이성으로 나눠진다고 해요. 채널 성격과 개인의 성향을 고려했을 때 내가 구독자분들과 맺을 수 있는 관계는 역시 '친구'인 것 같습니다. 시청자분들께서 평균적으로 저보다 더 나이가 많으시기 때문에 친구, 동료집사 또는 인생 후배같은 느낌으로 포지셔닝을 하려고 합니다.
저도 늘 삶의 의미같은 것을 탐구하다보니 때때로 구독자분들께 질문을 던지거나 조언을 구하는 것도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네요. 어떻게 하면 친해지고 싶은 사람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자신있는 분야는 아니라 구글링을 좀 해봐야할 것 같아요.ㅋㅋ 하나 떠오르는 건, 리액션이 너무 인위적이거나 과한 사람들은 가까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더라구요. 저도 대댓글 달 때 의식하려구요. 그리고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보다는 역시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른 사람들까지 긍정적으로 변하게 하는 사람들이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저도 요즘은 뭔가 전보다 희망이 가득한 상태인데, 이 에너지를 잘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겠어요.
그 사이 제법 달라진 YouTube 트렌드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서 시청자 입장의 제가 유튜브를 사용하는 패턴과 최근 유튜브 컨텐츠들의 트렌드가 어떻게 변했는지 나름대로 분석을 해보았습니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영상의 길이입니다.
틱톡과 같은 숏폼 영상이 트렌드가 되면서 유튜브도 숏츠 서비스를 시작했고, 당장 저만 해도 정보성 영상이나 일부 팬심을 가지고 보는 채널을 제외하고는 긴 영상보다는 숏츠 영상을 더 많이 소비하고 있더라구요. 짧은 시간 동안 다양하고 자극적인 컨텐츠를 뷔페처럼 즐길 수 있기 때문인 것 같아서 보기 시작하다가 어느새 습관이 되어버린 것 같아요. 저처럼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롱폼보다 숏폼 영상을 더 많이 소비하고 계신 분들이 많을 거예요.
이러한 시청자들의 습관 변화는 긴 영상들에 대해 지루함을 쉽게 느끼게 만들었고, 이틀 동안 여전히 잘 운영하고 있는 고양이 유튜브 채널들을 벤치마킹해보니 영상 길이를 3-5분 정도로 줄이고 업로드 빈도를 높이는 전략으로 하시더라구요. 저도 이 트렌드를 따라가거나 반대로 역행해서 특별함을 가져야하는데 잠깐 고민해보니 대세를 거스르기에는 이미 시청자의 의 습관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해서 대세를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또 다른 큰 변화는 유튜브 쇼츠의 등장입니다.
1분 미만의 숏폼 영상은 긴 영상을 홍보하는 용도 정도로 사용하려고 했는데, 저를 돌아보니 숏폼 영상이 재밌어서 풀버전 링크를 누르거나 직접 채널을 눌러 들어가는 경우도 거의 없지만, 몇 번 들어가서 긴 영상을 켰을 때도 금방 끄게 되더라구요. 숏츠의 노예가 된 것인지... 굉장한 딜레마를 느낍니다.
그리고 올해 2월부터 숏츠 영상도 자체적으로 수익창출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알고리즘의 은총으로 조회수가 10만회 이상의 대박이 터지지 않는 이상은 수익이 거의 나지 않는다고 하는데, 어떻게든 숏츠에 조금이라도 더 노출을 시켜서 새로운 구독자들을 유입시켜야 하는 건지, 오히려 롱폼 영상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을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쇼츠는 첫 몇 초 동안 강한 자극을 주지 못하면 바로 다음 영상으로 넘기기 때문에 제 채널이 추구할 편안한 컨셉과는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가끔 올리더라도 주력으로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영상에 사용되는 음악 트렌드가 변화입니다.
몇 년 전에는 감성이 가득한 음악이 영상에 깔리면 영상이 더 아름답게 느껴졌는데, 최근에 제가 유튜브를 보다가 그런 영상들을 볼 때 '분명 예전에는 좋았는데 이제는 촌스럽게 느껴지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히 유튜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음악은 다른 영상에서도 많이 들어봤기 때문에 신선함이 떨어져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물론 적절하게 쓰인 음악은 영상을 더욱 매력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에는 변함이 없지만, 전보다 더 신중하고 주의깊게 활용해야할 것 같아요.
마무리하며
분명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해보려고 다짐했었는데, 그러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고나니 '과연 잘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의문이 드네요 ㅋㅋㅋ 하지만 나중에 일말의 후회도 남기지 않기 위해서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우직하게 가보려 합니다. 저도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도 모두 화이팅~~~~~~~~~~~~~~~~~~~~~~
'learn-ing > blo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튜브 접고 티스토리 블로그를 다시 하려는 이유 (1) | 2022.09.23 |
---|---|
쉽고 깔끔하게 티스토리블로그 본문에 애드센스광고넣는 방법 (0) | 2017.04.25 |
티스토리블로그 네이버 노출등록하기(웹마스터도구) (2) | 2017.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