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x파일과 대만대왕카스테라 누구 잘못일까?
롤체 깎는 노인
·2017. 4. 6. 01:09
얼마전 tv프로그램 먹거리X파일에서 대만대왕카스테라 가게의 충격적 운영실태에 대해서 보도했다. 대만에 살면서 먹어봤던 대왕카스테라는 정말 맛있었다. 갓 나온 따뜻한 카스테라는 정말 맛있었고, 차갑게 식은 다음 날에도 맛있었다. 그랬기에 이번 대왕카스테라 대란에 관심이 더 갔고, 마음이 아팠다. 먹거리x파일에서 내보낸 보도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았다.
1. 카스테라를 부드럽게 하기 위해 많은 양의 기름을 사용했다.
2. 원가절감을 하기 위해서 상태가 좋지 않은 저가계란을 사용했다.
3. 전 일 만든 일반카스테라에 생크림을 넣어 다음 날에 생크림카스테라로 판매했다.
4. 무첨가라고 홍보했으나 유화제를 사용했다.
2,3번은 점주의 단독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본사 정책차원에서 논란이 많이 된 내용이 1,4번 인 것 같습니다.
이번 방송으로 대왕카스테라 업체들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사실이든 아니든 시청자들 마음 속에는 부정적인 인식이 심어져버린다. 먹거리x파일도 엄청난 질타를 받았고 해명방송 비슷한 것도 했다.
나는 양쪽 다 책임이 있다고 본다. 방송사 측에서는 멋대로 꾸며낸 내용은 아니다. 분명 내부인의 제보가 있었기에 보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방송의 영향력을 생각해서 일반화하는 표현을 자제했어야 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모든 대왕카스테라 업체가 그럴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않도록. 높은 시청률 획득이나 이슈가 되는 것보다 그런 가치가 더 중요하니까.
업체들 입장에서는 나역시도 일반화해서 문제 제기를 할 수는 없다. 누구는 해당되고 누구는 해당되지 않는지 알 수도 없고.. 다만 나는 한 명의 소비자로서, 품질에 대해 비판하고 싶다. 많은 카스테라 업체 중 나는 두 군데서 구매해보았는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대만에서 먹었던 그 맛 그 품질 그대로 재현되기를 바라지는 않지만, 품질이 터무니없었다. 플레인카스테라를 먹었던 따호카스테라는 맛없지는 않지만 가격을 고려하면 많이 실망스럽다. 빵집에서는 같은 품질을 반값에 살수있을텐데.
오늘 치즈카스테라를 먹은 수대왕카스테라는 좀 심각했다. 8시에 빵이 나온다고 적혀 있어서 8시15분에 가서 구입하고 바로 먹었는데, 어제 만든 것처럼 차갑게 식어있었고 치즈의 질이 너무 낮았다. 도대체 얼마나 싼 걸 쓰는걸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금간을 해놓은 얇은 고무같았다. 8000원이나 하는데...
다시 말하지만 본사의 잘못인지 지점의 잘못인지는 알 수 없다.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일했던 시절에 양쪽의 입장차이에 대해 많이 실감하고 배웠다. 점주들 입장에서는 당장의 생계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으로 브랜드 본연의 가치를 지키기보다, 원가절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일부는 기준에 맞지 않는 저품질 저가의 식재료를 구입해서 쓴다. 제공되어야할 서비스 중 일부를 임의로 삭제한다. 무슨 글이 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이런... 누워서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조금 산으로 가버렸다. 외식업계에 대해서는 따로 포스팅을 해야겠다.
글을 마무리하자면, 예전 버블티가 반짝 유행하고 사라졌던 때와 거의 유사하게,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유행 따라붙기식 외식산업문화가 이런 사태의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예비점주들도 좀 더 신중하게 마스터프랜차이즈 본사를 선택해야 한다. 참으로 이상한 결론이다. 자야겠다. 그리고 두번의 실패가 준 교훈으로 대왕카스테라는 한국에서 다시는 안 먹을 예정이다. 마케팅에도 속지 않으리다. 이 글을 나중에 보면 똥글이라고 후회하겠지만 언젠가 보고 반성하며 교훈이 되길 바라기에 삭제는 하지 않을 것이다. 눈이 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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