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J가 꿈꾸는 직장 생활 - 닥터 김사부를 보다 문득 떠오름

롤체 깎는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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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6. 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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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직장인이 되고 나면 어느 회사를 가도 피할 수 없는 빌런들.

물론 대학생 때도 조별 과제를 하며 그런 부류의 인간이 될 것을 미리 예고하는 인간들을 많이 겪어오셨겠지만 확실히 일한 댓가로 급여를 받는 경우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어제 닥터 김사부 드라마를 보며 제가 직장에서 경험했던 좋은 기억, 나쁜 기억들이 떠올랐고 제가 꿈꾸는 직장 생활은 어떤 것일까에 대한 생각을 잠시 한 김에 글로 써보려 합니다.

우선 결론은 간단합니다.

업무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정치질 같은 비생산적인 활동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온전히 일에 집중하면
모두가 행복한 직장이 된다.

 

줄타기, 편가르기 등이 없으면 자연스럽게 논공행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고, 업무에 쏟을 수 있는 시간과 에너지가 낭비되지 않으므로 조직의 성과도 향상됩니다. 

그런데 간단하고 실천하기 쉬울 것 같은 이 말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회사라는 조직에서 잘 통하지 않더라구요.

첫 번째 직장에서는 구성원의 분류가 굉장히 명확했습니다.

1) 성과를 위해 목숨을 거는 사람들
2) 일보다는 라인 형성 및 확장에만 관심있는 사람들
3) 9-6 

신입 공채 기수가 저 포함 25명이었는데 이 안에서도 1,2,3번 유형이 모두 존재했던 것 같아요. 저는 1번 유형이 되고 싶었고 정말 최선을 다했어요. 신입답지 않게 유의미한 성과도 많이 내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결국 퇴사하게 된 이유는 2번 유형의 사람들의 지분이 꽤 컸어요. 

신입들도 미리 자기 세력으로 포섭해 놓으려고 계속해서 술자리나 친목 모임 등으로 귀찮게 했고, 그에 동조하는 동기들 때문에 거절하기 힘든 경우도 많았어요. 

가뜩이나 저는 술을 잘 못해서 두 배로 힘들었고, 점점 일에 쏟아야 할 시간과 에너지를 엉뚱한 곳에 쓰는 것에 대한 회의감에 어차피 이 회사는 저런 사람들 때문에 내가 성장하기 어렵겠구나 하는 절망감으로 인해 결국 퇴사를 하게 됐습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저와 뜻을 함께 하는 동기들끼리 뭉쳐서 따로 재밌는 프로젝트도 하는 등의 즐거운 기억도 많아서 지금 돌아보면 아쉽기도 해요. 저에게 힘이 생길 때까지 버텨서 그런 사람들을 몰아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두 번째 회사에서는 첫 번째 회사 생활에서 배운 지혜를 바탕으로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지내는 와중에, 혼자 열심히 공부해서 초반부터 성과를 많이 낼 수 있었고 빠르게 진급을 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업무 능력이 좋은 소수의 사람들과 뜻이 맞아 의기투합하여 팀을 굉장히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었어요. 물론 뒤에서 매일 남들 욕이나 하는 인성이 나쁜 사람들이 있었는데, 첫 번째 회사의 교훈이 있었기에 오히려 맞서 싸워서 몰아내기도 하며 잘 대처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성과를 낸 만큼 조직이 커지게 되면서 새로운 사람들을 급하게 많이 뽑게 됐는데, 자격 미달인 사람들이 많이 유입됐어요. 지금 돌아보니 직접 인터뷰를 보지 못한 것이 너무나 아쉽네요. 물론 인터뷰에서 연기하는 데 통달한 사람들을 걸러내기는 어렵지만요. 업무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들이 생존을 위해 자기들끼리 파벌을 만드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고, 저를 비롯한 관리자들은 사람들간의 문제를 중재하고 해결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쓰게 됐어요. 그리고 중간관리자들을 지켜주지 않고 본인의 안위와 세력 유지에만 관심이 있었던 멍청한 팀의 수장 때문에 도무지 성과를 낼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어요. (마치 최근 몇 년 사이의 토트넘처럼... 탈트넘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세 번째 회사는 따지고 보면 한 회사의 다른 팀이었는데, 이미 초반에 살기 감지를 하고 지금의 회사로 이직 준비를 시작했었기 때문에 생략하겠습니다. 

지금의 회사는 굉장히 수평적이고  쓸데없는 활동에 에너지를 쏟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전반적으로 굉장히 만족하고 있습니다. 다만 앞의 회사들을 겪으며 인간이라는 종족이 싫어져서ㅋㅋ ENTJ 였던 저는 INTJ가 되어버렸는데, 회사 차원에서 참여를 독려하는 이벤트가 너무 많은 것이 흠이라면 흠입니다. 물론 강제성이 거의 없어서 다섯 번 중에 한 번 정도 참석하지만요. 유일한 문제는 팀원 중 한두명의 상태인데, 한 명은 정말 나이에 비해 너무나 철이 없고 눈치도 없고 일도 못하는데 아무도 안 하는 정치질을 혼자 하려고 해서 꼴도 보기 싫다는 점ㅋㅋ이고 나머지 한 명은 업무 능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데 꾀병이 심해서 업무를 일부러 피하는 일이 잦다는 점 정도. 어떻게 그렇게 항상 주말이나 휴가 전날에 아프다고 병가를 쓰는지...ㅋㅋ 그래도 올초에 제가 한 번 대놓고 꼽을 줬더니 작년보다는 좀 나아졌습니다.  

무튼 병가 빌런은 견딜 만한데, 총제적 난국인 이 빌런이 사라지면 훨씬 더 만족스러운 회사가 될 것 같네요. 근데 한편으로는 지금 이 빌런은 제 통제 범위 안에 있기 때문에 교화시키는 게 가능하다면 그게 베스트일지도 모르겠네요. 

사실 콘텐츠를 가장한 반성과 회고의 일기였습니다.

아무쪼록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 생활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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